작성일 : 13-06-25 14:24
[한국일보 문화면 2011. 12. 07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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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생활/문화 26면/ 2011. 12. 07 기사]


"음지의 실내악 주자들에게 기회의 문 열어드려요"
민간 음악재단 '아트실비아' 내년 첫 오디션

스타와 오케스트라 중심의 한국적 클래식 현실에 반기
입상자엔 해외콩쿠르 지원… 넌버벌 쪽으로도 문호 확대


장병욱 선임기자


사업 계획서에서 밝혔듯 "일반 콩쿠르와 비교해 대외적 홍보 효과가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안다. 적은 수의 실내악팀만 참가할 수 있다는 예상도 한다. 그러나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은 길을 떠난다. 조화와 절제의 상징인 실내악이 화려한 솔리스트들이나 특정 오케스트라의 뒷전 신세에 머물고 마는 한국적 현실에 대한 반기다.
지난 4월 출범한 재단법인 아트실비아는 6일 홈페이지(www.artsylvia.org)를 통해 '제1회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을 2012년 3월 중순께 이틀간 갖는다고 밝혔다. 오디션은 서울시내 공연장에서 현악 4중주 과제곡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실내악만을 내건 최초의 오디션이 어떤 경로를 밟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체 악장 중 일부를 떼어 내 치르는 기존의 오디션과 달리 팀당 두 곡씩, 전 악장을 듣고 심사한다는 점은 이 오디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예선은 DVD 심사로 하지만 전곡 연주로 치러지는 본선은 많아야 하루 세 팀을 넘길 수 없다. 완주를 전제로 한 이상 시간의 문제가 현실적인 제약이기 때문이다.
오디션을 통과한 팀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국내의 실제 무대, 해외 콩쿠르나 페스티벌 참가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비행기표와 숙박비 등이 제공됨은 물론, 입상하지 못해도 현지에서 남아 다른 팀의 연주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신영애 아트실비아 이사장은 "(클래식 음악이) 왜 꼭 대중적이어야만 하는가"라며 "실내악을 통해 연주자ㆍ학생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통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매체의 힘을 빌리는 방식도 생각했다가 접었다. "언론사와의 관계가 굳어져 얽매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실내악의 순수성을 지키고 싶다는 말이다.
지정곡으로 확정된 작품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고전을 비롯해 낭만주의 작곡가의 작품까지를 아우른다. 과제곡은 금호현악4중주단의 바이올린 주자 김의명, 목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진윤일, MIK 앙상블의 비올라 주자 김상진(연세대 교수) 등 중견 연주자들과 협의를 거쳐 확정했다.
첫 회 예산으로 3억원을 내놓은 신 이사장은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을 참고해 넌버벌 퍼포먼스 쪽으로도 대상을 확대할 생각"이라며 "타악과 색소폰 등 클래식 장르에서 뒷전 신세였던 악기들에도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9~17일 열린 멜버른 국제콩쿠르를 여드레 꼬박 참관하는 등 5월부터 국내외 주요 페스티벌을 훑었다. 현장 조사를 거쳐 매뉴얼을 만든 함현진 부장은 "국내에는 실내악 콩쿠르가 아예 없어 모델이 될 만한 대상은 물론 멘토로 삼을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2012년 2월까지 받는다. (02)540-3285